이산화탄소를 플라스틱을 만드는 원료인 에틸렌과 같은 화학물질로 바꾸는 과정에서, 전기가 흐르며 화학 반응이 일어나는 핵심 부위인 ‘전극’ 내부에 물이 스며들어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우리 대학 연구팀은 물은 차단하면서도 전기의 흐름과 촉매 반응을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설계한 새로운 전극 구조를 개발해 효율과 안정성을 동시에 개선했다.
우리 대학은 화학과 송현준 교수 연구팀이 머리카락보다 훨씬 가는 은 실들이 거미줄처럼 얽힌 구조인 ‘은 나노선 네트워크’를 활용한 새로운 전극 구조를 개발해,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화학물질로 전환하는 효율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4월 6일 밝혔다.
전기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화학물질로 전환하는 전해 공정에서는 전극 내부가 전해액으로 가득 차면서 이산화탄소가 반응할 공간이 줄어드는 ‘침수(Flooding) 현상’이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문제였다. 이를 막기 위해 물을 밀어내는 소재를 사용하면 전기가 잘 통하지 않는 단점이 있어, 별도의 장치가 필요하는 등 공정이 복잡해지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은 막고 전기는 잘 흐르게 하는 ‘3층 구조’ 전극을 고안했다. 이 전극은 물을 튕겨내는 기판 위에 촉매층을 형성하고, 그 위를 은 나노선 네트워크로 덮은 구조로, 전해액의 침수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면서도 전기 전달을 원활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이번 연구의 핵심은 전극 표면에 사용된 ‘은 나노선’이 단순히 전기를 전달하는 역할을 넘어, 직접 화학 반응에도 참여한다는 점을 밝혀낸 것이다. 은 나노선은 이산화탄소를 반응시키는 과정에서 일산화탄소(CO)를 생성하고, 이 물질이 인접한 구리 촉매로 전달되며 다음 단계 반응이 이어진다. 이러한 방식으로 두 촉매가 협력해 반응을 진행하는 ‘협동 촉매(탠덤 촉매)’ 시스템이 형성되며, 그 결과 에틸렌과 같은 다중 탄소 화합물 생성이 촉진됐다.
이러한 구조를 적용한 전극은 알칼리성 전해질에서 79%, 중성 전해질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인 86%의 높은 선택성을 기록했다. 이는 생성물 중 대부분이 원하는 물질로 전환됐다는 의미다. 또한 50시간 이상의 장시간 작동에서도 성능 저하 없이 안정적인 반응을 유지해, 기존 기술에서 나타났던 성능 감소 문제를 효과적으로 극복했다.
송현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은 나노선이 전기를 전달하는 동시에 화학 반응에도 직접 참여한다는 점을 밝혀낸 데 의미가 있다”며, “이 기술은 앞으로 이산화탄소를 에탄올이나 연료 등 다양한 물질로 바꾸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는 새로운 설계 방법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KAIST 화학과 박종혁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3월 24일 게재되었다.
※논문 제목: Overlaid Conductive Silver Nanowire Networks on Gas Diffusion Electrodes for High-Performance Electrochemical CO2-to-C2+ Conversion, DOI: http://doi.org/10.1002/advs.75003
※주저자 정보: 박종혁(KAIST, 제1저자), 김성주 박사(KAIST, 제2저자), 한윤경(KAIST, 제3저자), 송현준 교수(KAIST, 교신저자)
한편, 이번 연구는 InnoCORE 지능형 수소기술 연구단과 한국연구재단 우수연구자교류지원사업(Brain Link), 중견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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