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안전하게 살 권리를 법률상 기본권으로 명시하고 독립 조사기구와 생명안전 전담기구를 신설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생명안전기본법'이 제정됐다.
이에 정부는 앞으로 법령·계획·사업 추진 과정에서 안전영향을 사전에 분석·평가하고, 재난 피해자의 회복과 공동체 복구까지 국가 책임 범위에 포함해 생명존중 안전사회 구축에 나선다.
행정안전부는 26일 국무회의에서 국민의 '안전하게 살 권리'를 보장하고 국가의 생명·안전 보호 책무를 규정한 '생명안전기본법' 공포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법 제정은 세월호·이태원·여객기 참사 등 반복된 대형 재난을 계기로 시민사회와 피해자 단체 등을 중심으로 제기돼 온 입법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을 국정과제로 추진해 왔으며, 세월호 참사 발생 12년 만에 관련 법 제정이 이뤄지게 됐다.
특히 이번 법은 안전사고에 취약한 약자와 피해자의 권리를 폭넓게 보장하고, 독립적인 상설 조사기구를 통해 사고 조사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도록 한 점에서 기존 안전 관련 법률과 차별성을 갖는다.
◆ 국민 '안전권' 기본권 명시…외국인에도 동일 적용
먼저, 안전사고 위험으로부터 보호받고 안전하게 살 권리를 모든 국민이 누려야 할 기본권으로 법률에 명문화했다.
이 권리는 대한민국 영토 안에 있는 외국인에게도 차별 없이 적용된다.
또한 과거 사회적 참사 발생 때 개별 특별법을 통해 보장받던 피해자 권리도 법률에 명시했다.
이에 따라 피해자는 사고 예방부터 대응·수습·복구까지 전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 사고 원인 조사와 조사 과정 참여를 요구할 권리 등을 보장받게 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기업 등도 국민의 안전권 보장을 위한 책무를 이행해야 한다.
◆ 대통령 소속 국민생명안전위원회 설치
정부와 민간이 함께 참여해 국가 주요 안전정책을 논의하는 대통령 소속 '국민생명안전위원회' 설치 근거도 마련했다.
국민생명안전위원회는 산업재해·자살·자연재난·교통사고·어린이 안전사고 등 각 부처가 추진하는 생명안전 정책과 대책을 총괄·조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한 정부는 5년마다 국가 차원의 '생명안전종합계획'을 수립한다.
아울러 정책 이행력을 확보하기 위해 안전 관련 재정과 인력을 확보하는 것을 국가의 의무로 규정했다.
◆ 법령·사업 추진 때 '안전영향 분석·평가' 의무화
앞으로 중앙 및 지방정부가 법령을 제·개정하거나 각종 계획·사업을 추진할 경우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분석·평가하는 제도도 도입한다.
각 기관은 안전사고 유발 가능성과 안전 확보의 실효성 등을 의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정부는 재해영향평가·환경영향평가 등 기존 제도와 중복되지 않도록 평가 대상과 방법, 시기 등을 하위법령에 구체적으로 규정할 계획이다.
◆ 국가안전사고조사위 신설…피해자 회복 지원 기반 구축
그동안 반복된 대형 재난을 계기로 독립적 상설 조사기구 설치 필요성이 지속 제기된 점을 반영해 국무총리 소속 '국가안전사고조사위원회'도 신설한다.
국가안전사고조사위원회는 안전사고 발생 원인과 수습 과정의 적정성을 객관적이고 독립적으로 조사하게 된다.
이와 함께 정부는 안전사고 피해자의 신체·정신·경제적 회복을 위한 지원계획을 수립한다.
기업 등에도 안전사고 관련 정보 제공 의무를 부여하고, 피해자와 피해지역에 대한 기억·추모와 공동체 회복 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지원 기반도 마련한다.
정부는 법 공포 후 6개월 뒤 시행 일정에 맞춰 하위법령을 마련하고, 대통령 소속 국민생명안전위원회 출범 준비 등 후속 조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국가가 책임지고 보호해야 할 법적 권리임을 명확히 규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생명안전기본법'이 취지에 맞게 우리 사회에 온전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후속 조치에 철저를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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