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하면 오히려 각종 정책 혜택에서 불리해지는 이른바 '결혼 페널티'를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이 추진된다. 공공임대주택 입주 기준을 완화하고, 청년 자산형성 지원사업의 소득요건을 손질하는 등 결혼 친화적인 정책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6월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청년정책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결혼 친화형 제도개선 추진방안'을 비롯한 주요 청년정책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20여 개 부처 장·차관과 여야 청년위원장 등이 참석했으며 회의 전 과정은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청년이 일상에서 겪는 불합리한 제도를 재설계하기 위한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특히 결혼으로 인해 주거·세제·자산형성 분야의 혜택이 줄어드는 이른바 '결혼 페널티'를 완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그동안 일부 청년은 혼인신고를 하면 가구 소득과 자산 기준이 달라져 공공임대주택 입주나 청년 지원사업에서 불리해진다고 호소해왔다. 결혼을 이유로 기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생기면서 혼인신고를 미루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지적돼왔다.
공공임대 거주자 결혼 후 재계약 허용
정부는 우선 신혼부부의 주거 부담을 덜기 위해 공공임대주택 입주 기회를 넓힌다. 신혼부부의 공공임대주택 입주 소득기준을 미혼 청년의 2배 수준으로 높이고 결혼 전부터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던 청년이 결혼 후 소득·자산 기준을 초과하더라도 1회에 한해 재계약을 허용할 계획이다.
주택도시기금 전세대출 부담도 낮춘다. 결혼 이전 승인받은 버팀목 전세대출에 적용되는 가산금리를 현행 0.3%p에서 0.15%p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자산형성 분야에서는 6월 22일 출시 예정인 '청년미래적금'의 2인 가구 소득요건을 완화한다. 가입자와 배우자로만 구성된 2인 가구의 경우 일반형은 기준 중위소득 200%에서 250%로, 우대형은 150%에서 200%로 상향 적용한다.
세제 지원도 확대된다. 현재 세대주만 공제 대상인 주택 임차 차입금 원리금 상환액 소득공제를 무주택 주말부부처럼 결혼 후에도 거주지를 달리하는 경우 배우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경차 유류세 환급 제도도 개선한다. 지금은 경차 1대를 보유한 세대만 유류세를 환급받을 수 있다. 각각 경차를 몰던 청년들이 결혼 후 한 세대가 되면 경차 2대 보유 세대로 분류돼 환급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정부는 이런 경우에도 세대당 경차 1대분에 대해서는 연 최대 30만 원의 유류세를 환급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일자리 창출기업 재정 인센티브 강화
이날 회의에서는 '기업지원-일자리 연계형 재정 지원방안'도 논의됐다. 대규모 시설·장비 투자, 지방이전, 스케일업 등에 대한 지원이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일자리 창출 기업에 재정 인센티브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AI·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기존 근로자의 일자리가 줄어들지 않도록 직무전환 훈련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청년 AI 인재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 AI 전환에 취약한 분야에서 코칭 활동을 하거나 취업할 수 있도록 활동수당과 인건비를 지원한다.
군 복무 청년을 위한 지원책도 주요 안건으로 다뤄졌다. 정부는 의무복무 청년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기 위해 군 복무 중 상해보험 확대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는 군 병원 무료 진료, 민간병원비 지원, 나라사랑카드 상해보험 등이 운영되고 있으나 지원 범위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전역 후 3~5년 동안 상해나 질병 후유증 치료비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군 복무 경력과 취업을 연계하는 '군 복무 청년 직업연계 트랙제'도 추진된다. 모든 병사에게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 직무능력인정서를 발급하고 민간 수요가 높은 직무를 신설해 첨단기술 습득 기회를 제공한다.
청년정책 사업의 연령기준도 손질한다. 현재 일부 사업은 군 복무 기간을 고려해 지원 가능 연령을 연장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업도 있어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왔다. 정부는 청년 지원사업을 전수조사해 군 복무를 마친 청년이 지원사업에 신청할 때 복무 기간에 따라 1~3년, 최대 5~6년까지 연령기준을 연장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김민석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결혼 페널티 개선방안은 지난 2월 1차 관계장관회의 때 제기된 문제에 대한 후속 대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대출 관련 부분 등은 앞으로 계속 논의하고 청년들이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겪는 애로도 살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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