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윤우진 넥스트에디션 공동대표
"캠핑장 예약 시작 시간에 맞춰 휴대전화를 붙잡고 있는데 번번이 실패해요. 성수기 주말은 말 그대로 예약 전쟁입니다."
5년 차 캠퍼인 직장인 A씨는 주말 캠핑을 계획할 때마다 예약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말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캠핑 인구가 급증하면서 예약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졌다. 특히 경치와 시설을 갖춘 인기 캠핑장은 예약 개시와 동시에 마감되는 일이 반복돼 예약이 '하늘의 별 따기'로 불린다. 이용자의 불편은 예약 경쟁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예약 시점과 방식, 취소 규정부터 입·퇴실 시간, 전기 사용, 화로 허용 여부, 장비 렌털 가능 여부까지 캠핑장마다 확인해야 할 사항이 제각각이다. 캠핑을 떠나기 전부터 알아야 할 정보가 너무 많다.
'캠핑장 정보를 한곳에서 확인하고 예약까지 간편하게 할 수는 없을까.' 넥스트에디션 김동수·윤우진 공동 대표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캠핑 예약과 정보를 한 곳에 모은 플랫폼 '캠핏'을 만들었다. 두 대표는 자타공인 캠핑 마니아로, 직접 캠핑을 즐기며 겪었던 예약 불편과 정보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캠핏은 2021년 출시 이후 캠핑은 물론 글램핑과 펜션 예약까지 영역을 확장했고 동호회와 상거래 기능을 결합한 구조를 바탕으로 연간 약 600만 명이 이용하는 국내 최대 캠핑 예약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2025년에는 거래액 1350억 원을 기록하며 매년 30%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넥스트에디션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혁신 성과를 낸 관광벤처 기업을 선정하는 '2025년 관광벤처의 날' 기념식에서 장관상(성장관광벤처 부문)을 수상했다.
공급자 중심 캠핑 시장 혁신
캠핏은 두 대표의 경험에서 시작됐다. 함께 캠핑 준비를 할 때마다 시장의 문제점을 체감했다. 가격은 갈 때마다 달랐고 정보는 흩어져 있었다. 예약은 전화나 문자로만 가능하고 결제는 대부분 현금이었다. 그럼에도 매주 주말 캠핑장은 가득 찼다. 김동수 대표는 "국내 캠핑 시장은 수요자가 아니라 공급자 중심으로 설계돼 있었다"며 "예약이나 가격, 정책을 각자의 편의대로 운영해도 캠핑장은 가득 찼다. 캠핑장 입장에서는 고객 편의나 운영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매번 캠핑장 정보를 찾아 확인하고 일일이 연락하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캠핑은 즐겁지만 과정은 늘 힘들었다. 두 대표는 캠핑장 정보를 한곳에서 확인하고 예약까지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자는 데 의기투합했다.
윤우진 대표는 "플랫폼 이용자를 모으려면 캠핑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캠퍼가 아닌 캠핑장을 먼저 공략했다"고 말했다. 전국의 캠핑장 문을 직접 두드렸지만 반겨주는 곳은 거의 없었고 거절도 수없이 당했다. 당시 시장은 공급자 주도였고 플랫폼 필요성을 느끼는 곳은 많지 않았다.
김 대표는 "캠핑장 운영자들이 기존 방식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해 새로운 플랫폼 도입에 신중했다"며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전국 캠핑장을 찾아 운영자들의 요구를 듣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단순히 서비스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운영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숙박관리시스템(PMS)도 함께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예약, 고객, 마케팅 관리 기능을 제공하며 캠핑장이 부담 없이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입점 캠핑장의 수수료도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만들었다. 기존 플랫폼 대비 수수료가 낮다 보니 소규모 캠핑장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고 캠핑장의 가격 경쟁력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인기 캠핑장 중심 입점 전략
인기 캠핑장을 공략한 전략도 주효했다. 윤 대표는 "아무리 서비스가 좋아도 내가 가고 싶은 캠핑장이 없으면 쓸 필요가 없다"며 "캠퍼들 사이에서 예약 전쟁이 벌어지는 인기 캠핑장을 중심으로 입점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인기 캠핑장이 캠핏을 쓰기 시작하자 인접 지역 캠핑장도 빠르게 따라왔고 캠핏에서만 예약 가능한 캠핑장도 많아졌다. 현재 캠핏에는 오토캠핑 약 1250개와 글램핑·카라반·펜션 약 600개 등 1800여 개 캠핑장이 입점해 있다. 이 중 70%가 캠핏에서만 예약 가능하다. 인기 캠핑장 이용을 위해 자연스럽게 캠핏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별도 마케팅 없이도 이용자는 빠르게 늘었다.
이용자를 위한 기능도 강화했다. 캠핑장 실시간 예약과 빈자리 알림 기능을 도입하고 캠핑 정보와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 기능도 마련했다. 캠핑용품을 제공해 누구나 쉽게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이지캠핑', 하루 전 취소해도 예약금 전액을 보장해주는 '안심취소' 등의 차별화된 서비스도 시작했다. 개별 객실, 프라이빗 캠핑장, 반려견 동반 캠핑 등 개인 취향에 맞춘 필터링과 큐레이션 기능도 제공한다. 영어 캠프, 숲속 체험, 요리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연결해 단순 예약을 넘어 체류형 여가·레저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올해 캠핏은 대형마트와 손잡고 음식을 캠핑장으로 배송하는 '오더앤픽(Order & Pick)' 서비스도 시작한다. 캠핑용품과 음식 준비 과정의 번거로움에 착안한 서비스로, 예약 완료 고객이 미리 주문하면 캠핑장에서 바로 받아볼 수 있다. 윤 대표는 "사업 초기에는 커머스 영역에도 도전했으나 대형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한계를 느꼈다"며 "대신 캠핑 예약 데이터를 활용해 예약 고객 중심으로 배송 서비스를 설계했다"고 말했다.
종합 아웃도어 플랫폼으로 도약
무엇보다 데이터는 캠핏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캠핑 예약 기록부터 캠핑용품 트렌드까지 플랫폼이 보유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는 단순한 예약 플랫폼을 넘어 캠핑 커뮤니티와 커머스를 포함한 종합 아웃도어 플랫폼으로 도약할 수 있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캠핏은 낚시, 파크골프, 해양스포츠 등으로 영역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윤 대표는 "처음에는 캠핑 예약만 다루려고 했지만 다른 아웃도어 시장도 구조가 비슷하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캠핏의 모델과 시스템을 활용하면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으로도 확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두 대표는 정부와의 협업 필요성도 강조했다. 디지털·AI 시대가 진행될수록 사람들은 자연 속 여가를 찾을 것이고 이는 지역 관광 활성화와 지역 경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 대표는 "사람들에게 지방에 거주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어렵지만 여행과 체험을 더 편리하게 만드는 것은 가능하다"며 "우리 같은 상생형 플랫폼과 정부가 협력한다면 아웃도어 산업은 단순한 여가 서비스를 넘어 지역소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략적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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